첫화면으로

 

  수돗물불소화 저지를 위한 연대 결성소식

  

 

《녹색평론》1999년 11-12월 제49호


 

 

 

 

 

 

 

 

 

  오랫동안 충치예방을 위한 공중보건 프로그램으로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오던 수돗물불소화 사업은 작년 여름 이후 우리 사회에서도 주요한 쟁점의 하나가 되어왔다. 이것은 주로 이 문제에 관련하여 선구적이면서 외로운 싸움을 벌여온 소수의 지식인 . 과학자 . 시민운동가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함께《녹색평론》이 해외의 관계문헌을 국내에 소개하기 시작함으로써 본격화되었다.

  그러나 많은 증거로 보아서 허다한 문제점이 내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당국과 치과계 일부의 수돗물불소화 사업을 유지 . 확대하려는 노력은 한층더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이들이 제공하는 일면적인 정보를 근거로 수돗물 불소투입을 결정 . 시행하는 지자체도 무시할 수 없는 수효에 이르고 있는 것이 국내의 실정이다.

  이에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사람들은 이 사업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고, 시민들이 안전한 물을 먹을 수 있는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결성할 긴급한 필요성을 느꼈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이〈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를 결성하였다.
 

결성일시:

1999년 9월 13일(월) 오후 2시

결성장소:

서울 명동 전진상 교육관

발기인:

(사)한살림 외 24개 단체 및 개인

공동대표 추대:

서한태 박사((사)목포 환경과 건강연구소 대표)

 

김종철 교수(영남대 교수, 녹색평론 발행인)

 

  참석자들의 말


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를 결성하며

결성취지문

 

  1945년 미국에서 시작된 수돗물불소화 사업은 시행 시초부터 논란거리였다. 쥐약과 살충제의 주요성분인 독극물을 치아건강을 위해서 공공의 식수체계에 투입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건전한 상식에 반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전후의 냉전체제와 산업의 급속한 팽창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불소화는 대표적인 공중보건 프로그램으로 굳게 자리잡았고, 미국의 경계를 넘어 여러 나라로 확산되었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도 지난 1981년 처음 이 사업이 도입되어 경남 진해시의 정수장에 불소가 투입되기 시작된 이래 여러 지역으로 확대되어왔다. 이렇게 불소화사업이 확대되어온 것은 보건관계 전문가들이 늘 이것을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가장 성공적인 공중보건 프로그램"이라고 확언해왔고, 과학정보에 열려있지 않은 일반대중은 이것을 단순히 믿을 도리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그동안 이 문제에 어떤 동기에서든 관심을 갖고 관련자료를 면밀히 검토해본 경험이 있는 독립적인 과학자들은 거의 예외없이 불소화가 극히 빈약한 과학적 근거 위에서 시작되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해왔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러한 과학자들의 증언으로 서유럽 국가들과 일본에서는 처음부터 불소화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시행도중 중단을 결정하였던 것이다. 오늘날 이 문제에 관한 유력한 과학적 증언에 의하면, 불소화의 안전성이 절대적으로 확립되었다고 하는 보건당국이나 치과계 일부의 거듭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불소화의 안전성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증명하는 데 성공한 연구결과는 단 한편도 없으며, 오히려 근년에 이르러 불소화의 치명적 유해작용을 시사하는 중요한 논문들이 갈수록 증가해오고 있다. 그러한 연구결과가 때로는 전통적으로 불소화 패러다임을 지지해온 학술지들을 통해서 발표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지만, 특기할 것은 미국의 공식의료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미국의사협회지(JAMA)마저도 "불소화사업의 재검토를 숙고해야 할 필요"에 대해 언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불소화의 열렬한 옹호자로 활동하다가 진실에 대한 숙지를 통해서 오히려 불소화의 치열한 반대자로 극적인 전환을 보여주는 양심적인 의-치과 전문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급기야 독성물질의 위험성 평가업무의 실무자들인 미국 환경청 본부 소속 과학자들이 그들의 노조(勞組)의 이름으로 불소화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1997년 7월과 1999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1,500명의 과학자, 변호사, 엔지니어, 전문직능인으로 구성된 미국 환경청 본부 노조는 그들의 성명서에서 지난 10년 이상 불소관련 자료에 대한 검토결과 불소화의 잠재적 유해성을 시사하는 자료는 증가하는 대신 불소화의 혜택을 보여주는 증거는 사실상 없음을 발견하였다고 말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소화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어떤 종류의 '정치적 압력'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불소화 시행 50년이 경과한 지금 세계의 상황이 이러한 단계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에서는 불소화에 대한 전통적인 신념을 고집하는 보건당국과 일부 치과 전문가들에 의해 어느 때보다도 불소화 사업이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느린 속도로 보급되던 국내에서의 불소화는 근년에 들어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우후죽순처럼 확대일로의 추세에 있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불소화 사업의 확대가 과연 충분하고 정확한 지식에 근거하고, 주민의 자발적인 동의를 얻은 것이냐 하는 것이다. 작금년 동안 몇 차례에 걸친 공식, 비공식의 여론조사의 결과는 대다수 국민이 수돗물에 대한 불소첨가를 반대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치과계 일부에서는 이런 사실에 대한 존중을 완강히 거부하고, 오히려 더 치열하게 불소화의 확대를 기도하고 있다. 그리하여 대중적 차원에서 불소화 캠페인을 본격화하는 한편으로 그들은 작년 정기국회에서 강제적인 불소화를 위한 입법노력이 좌절된 이후 금년 정기국회에서도 여전히 어떤 형태로든 불소화의 법제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명확히 해야 할 것은 수돗물불소화 사업의 대전제는 무엇보다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설혹 현재의 '적정수준'으로 지금까지 명확한 위험성의 예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맞다고 하더라도 수돗물은 한평생 먹는 물이며, 불소가 잔류, 축적성 독성물질인 한, 장기적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고, 따라서 과학적으로 불확실한 문제에 적용되는 국제적인 대원칙, 즉 사전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이 불소의 경우에도 반드시 적용되어야 진실로 문명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불소의 충치예방 효과는 주로 국소적(topical)인 접촉을 통한 것이지 인체내 섭취를 통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최근의 여러 유력한 연구결과를 고려한다면, 필요한 사람은 불소치약이나 불소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수돗물 불소투입은 치명적인 전염병도 아닌 질병을 위해서 각 개인의 선택권을 무시하고 무차별 음용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강제의료 행위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설혹 미국에서 통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미국과 전혀 다른 음식습관과 체질을 가진 한국인에게 불소화가 과연 적합한 것일 수 있는지, 반드시 검토하지 않으면 안된다. 예컨대 미국인들과 달리 우리가 즐겨 취하는 차(茶)와 각종 해산물이 천연적으로 많은 불소를 함유하고 있는 식품임을 고려할 때, 수돗물 불소투입을 통한 불소섭취의 과잉섭취의 위험성도 결코 빠트릴 수 없는 것이다. 나아가서 불소화의 무비판적인 수용을 통해서 불소의 이미지가 덮어놓고 유익한 것으로 비치게 하는 것도 큰 잘못일 수 있다. 미국의 보건당국 공식자료에서도 노약자, 신장기능 이상자, 비타민과 미네랄이 결핍되기 쉬운 가난한 사람들은 불소의 독성작용에 특히 취약하다고 명시되어 있다는 것은 불소화 사업이 얼마나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업인지를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불소화 사업의 확대를 꾀한다는 것은 전문가 집단의 횡포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과학기술 사회로 점점 깊이 들어감에 따라 우리의 삶은 갈수록 전문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전문가들의 사회적 책임은 더 커질 것이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에서 과학기술의 세계는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위치에 있기보다는 기업이나 정부의 이해관계에 연루되어 있기가 쉽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를 위해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이다.

  최근 갈수록 의료, 식품, 생명공학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쟁들에서 심심찮게 드러나는 기업과 정부와 과학자들 사이의 어두운 거래의 흔적들은 너무도 직접적인 비윤리성의 노출이라고 하겠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양심적인 과학자, 전문가라 할지라도 부지중 이익집단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할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앞으로 우리 자신의 삶을 방어하기 위해서도 전문가 집단에게 모든 것을 내맡겨두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철저한 감시와 견제와 대화와 비판이 가능한 시민적 틀을 확보해야 할 긴급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전문가 집단이 우리의 삶에 진실로 사심없이 봉사하는 존재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리는 중요한 시금석의 하나가 수돗물 불소투입 문제에 관계되어 있다고 믿는다.


  오늘 뜻을 같이하는 우리들이 단체 및 개인 자격으로 여기에 모인 것은 위와 같은 문제를 널리 사회적으로 환기하고, 현재 정부의 지원 아래 불소화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현실에 우려를 표명하는 것 이외에, 정부기관 및 관계 전문가들의 신중한 자세를 촉구하면서, 앞으로 당분간 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불소화 사업 확대 시도에 맞서서 국민대중의 기본권과 안전한 물을 마실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전국에 걸친 네트워크를 결성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앞으로 다음과 같은 일을 할 것을 결의한다.

  • 수돗물 불소투입에 관련한 윤리적, 법적, 과학적 문제에 관한 정확한 연구, 조사, 교육, 홍보활동
  • 위와 같은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협조체제의 구성 및 유지

 1999년 9월 13일    
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    

 

참가단체 및 개인 명단
간디학교, 건강을 위한 시민모임, 공동체협동조합, 광록회, 김용주(순천 김용주정형외과 원장), 김정남(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노동문제연구소, 녹색연합, 녹색평론, 대구녹색연합, 대구 배움의 숲, 대구한살림, 대전의제21 추진협의회, (사)목포 환경과 건강연구소, 반봉찬(순천대 공대학장), 부산한살림, 생명민회, 소비자생활협동조합중앙회, 수돗물불소투입반대 순천시민모임, 순천녹색연합, 안혜원(수원대 환경공학과 교수),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우리아이들의 보육을 걱정하는 모임, 원불교 부산환경연구회, 인천도시생태 . 환경연구소, 최성일(자유기고가), 팔당상수원유기농업운동본부, 한국불교환경교육원, (사)한살림, 환경을 생각하는 부산교사모임(이상 가나다 순)

 

 

 

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 사무국  office@no-fluorid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