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

 

  불소화의 위험성을 은폐하고 반민주적 절차를 정당화하는
  구강보건법 개악을 반대한다!

  ― 구강보건법 개정 발의에 대한 우리의 입장

  

 

  2003년 5월 16일


 

 

 

 

 

 

 

 

 

  최근 청주, 포항, 과천 등 오랫동안 수돗물불소화를 시행해오던 지역들에서 주민들의 결정에 따라 수돗물불소화가 중단되었다. 이는 수돗물불소화가 실제로 충치예방효과가 없을 뿐더러, 독성산업폐기물을 공공의 식수체계에 무차별적으로 투입함으로써 치명적인 위험성과 절차상의 반민주성을 안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일부 치과계와 불소화 추진주체인 보건복지부는 이처럼 날로 확산되고 있는 국민들의 우려를 무시한 채, 불소화를 일방적으로 확대 추진하려는 맹목적이고 완고한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수돗물불소화의 안전성 문제는 이미 국내외에서 수없이 제기되어왔다. 앞서 말한 대로 국내의 대표적인 불소화 지역들이 시행을 중단하기로 했을 뿐 아니라, 얼마전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는 "불소화의 인체위해성이 검증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그간의 지지입장을 철회한 바 있다. 유럽에서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국민건강상의 위험 문제를 이유로 불소화를 시행하지 않거나 금지하고 있으며, 벨기에 등은 심지어 불소보충제의 사용까지 금지시켰다. 특히 스위스 바젤시는 지난 4월, 41년간 시행하던 수돗물불소화를 중단하였다.

  그런데, 최근 불소화의 이러한 위험성을 은폐하고 절차상의 반민주성을 정당화하려는 구강보건법 개정 움직임이 있어 경악을 금치 못한다. 지난 4월 11일, 이원형 의원(한나라당, 대표 발의) 등은 '구강보건법 중 개정법률안'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들은 '제안이유 및 주요골자'에서 개정안의 취지가 "…법률상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과 절차의 복잡함으로 인해 사업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조정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에 제출된 구강보건법 개정안의 골자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현행 구강보건법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돗물불소화사업', '불소투입시설' 같은 용어를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 '불화물첨가시설'로 바꾼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용어들이 주민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눈가리고 아웅'하겠다는 것인가. 분명히 말하건대, 우리가 오랫동안 지적해온 대로 불소화에 사용되는 불화나트륨, 불화규산 등은 알루미늄 및 비료 제조공정에서 배출되는 '독성 산업폐기물'이다. 또한 공공 수도 체계는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지 '조정'된 농도의 불화물을 인위적이고 일률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용어를 바꾼다고 이러한 진실이 가려질 수는 없다. 요컨대, 개정안은 불소화의 위험성과 비윤리성을 은폐하려는 기도일 뿐이다.

  둘째, 개정안은 현행 구강보건법 제10조 2항 "수돗물불소화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또는 한국수자원공사사장은) 공청회·여론조사 등을 통하여 관계 지역주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그 결과에 따라 수돗물불소화사업의 시행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를, "수돗물농도조정사업을 (…)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사업설명회, 공청회 또는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관계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동 사업의 시행방법, 시행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을 적극 홍보한 후에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을 실시하여야 한다"라고 수정하겠다고 한다. 장황한 수사를 걷어치우고 핵심을 요약하자면, 결국 지자체장이 지역 주민의 여론에 따라 결정하도록 되어있는 현행의 조문을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 실시하여야 한다'로 수정함으로써, 실제로는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결정권을 박탈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제껏, 각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해 온 보건복지부가 불소화를 '강제'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에 다름 아니다.

  현행 구강보건법 제10조 2항은, 지난 98년 불소화를 강제조항으로 만들려던 구강보건법 제정 움직임이 여론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치자 한발 물러선 임의조항으로 수정 입법된 것이다. 다시말해 이 조항은 불소화의 위험성과 불소화 추진세력의 일방적 독선을 우려하는 민주시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각 지자체가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자치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절차의 복잡함'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수돗물불소화가 '전체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누누이 지적해왔거니와, 이번에 제출된 개정안은 이러한 불소화의 전체주의적 속성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정안은 "수돗물불소화사업이 법률상의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과 절차의 복잡함으로 인해 사업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불소화가 '확대'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불소화를 해오던 지역들조차 중단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법 조문상의 문제가 아니라 수돗물불소화 자체의 위험성과 반민주성의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번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들이 어떠한 배경으로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개정안을 제출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청주, 포항, 과천 등 국민들의 불소화 중단 요구에 위기의식을 느낀 추진세력들의 이해관계가 이번 개정안에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이원형 의원 등 개정안 발의의원들은, 이번 구강보건법 개정안이 주민들의 의사와 지방자치의 정신을 짓밟는 개악임을 깨달아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국내외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수돗물불소화를 '강제'하려는 구강보건법 개정안을 부결시킬 것을 요구한다.

  - 불소화의 맹신에 빠져있는 보건복지부와 일부 치과계는, 불소화를 거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여 수돗물불소화를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2003년 5월 16일
  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

  대표 : 김영호(신부), 김종철(영남대 교수, 녹색평론 발행인), 김지하(시인), 서한태(의사, (사)목포 환경과 건강연구소 대표), 서형숙(한살림 이사), 이병철(녹색연합 공동대표), 조유현(포항녹색소비자연대 이사), 채희완(부산대 교수, 민족미학연구소장)

  

 

 

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 사무국  office@no-fluorid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