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화면으로

 

  위험천만한 수돗물불소화를 즉각 중단하라!

  ― 학의천 물고기 떼죽음을 바라보며

  

 

  2002년 1월 19일


 

 

 

 

 

 

 

 

 

  지난 12월 30일 경기도 안양천의 지류인 학의천의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수천 마리의 물고기들이 불에 덴 듯 온몸이 하얗게 벗겨지고, 크고 작은 수포를 가득 안은 채 물위로 떠올랐다. 이 사태로 학의천 전구간에 걸쳐 참붕어, 잉어, 새끼 피라미는 물론 비교적 환경오염에 강하다는 미꾸라지까지 거의 모든 물고기들이 참변을 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의왕시의 수돗물불소화를 위해 상수도사업소에 저장중이던 불화규산 8톤가량이 학의천으로 방류된 것이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밝혀졌다. 의왕시는 주민들의 우려와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1년 4월부터 수돗물불소화를 실시하고 있었다.

  이번 사건은 보건복지부와 치과계 일각의 수돗물불소화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때문에 죄없는 수많은 생명들이 희생된 것이기에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충치예방이라는 미명하에 맹독성 물질인 불소를 수돗물에 투입하는 수돗물불소화가 인간의 생명뿐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사건은 명백히 보여준 셈이다. 그동안 상식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수돗물불소화의 위험성을 지적해온 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이하 국민연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건복지부와 일부 치과 전문가들은 물론, 불소화의 위험성에 대해 안이한 태도로 일관해온 환경부 등이 수돗물불소화에 대한 맹신과 그릇된 인식을 버릴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불화물의 위험성

  학의천 생태계를 전면적으로 파괴시킨 불화규산이란 어떤 물질인가? 수돗물불소화에 사용되는 불소화합물 가운데 하나인 불화규산은 비료공장에서 나오는 산업폐기물로서 "납보다 독성이 더하고 비소보다 약간 덜한"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이러한 불화규산의 강한 독성에 때문에 학의천의 물고기들은 죽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처참하게 희생된 학의천의 물고기들은, 결국 의왕시 주민들이 마셔야 할 불소를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먹고 죽은 것이다.

  국민연대는 이와 같이 강력한 독성물질인 불소를 투입하는 정수장에서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하여 시민들의 생명과 생태계를 해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끊임없이 지적해왔다. 불소화의 종주국인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1979년 11월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 1991년 7월 미시간주 포게이트, 1991년 12월 미시간주 벤턴하보, 1992년 7월 캘리포니아주 마린 카운티 등 불소화가 시행되던 지역에서 불소투입 펌프의 고장 또는 관리자의 실수로 불소가 과도하게 투입되는 사고가 일어나 복통, 메스꺼움, 구토, 설사를 일으키는 환자가 속출하고, 사망자가 발생한 일이 있었다. 이렇듯 강력한 독성을 지닌 불소화합물이 정수장에서 기계고장이나 관리자의 단순한 실수에 의해 시민들이 먹는 수돗물에 그대로 흘러들어 큰 피해를 주는,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주민 위에 군림한 의왕시

  학의천 물고기 떼죽음 사태에서도 확인된 바이지만, 수돗물불소화는 지역 생태계 및 주민의 생명과 직결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수돗물불소화를 실시하면서 의왕시 당국은 주민의 의견을 일절 무시하고 오로지 권위적인 탁상행정의 논리로 일관해왔다.

  의왕시는 불소화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공청회나 토론회 개최를 요구하는 주민단체들의 목소리조차 철저히 무시하면서 독단적으로 수돗물불소화를 강행하였다. 의왕시는 '수돗물불소화 반대 의왕시민모임'이 공문을 통해 공청회 개최를 요구한 데 대해 "불소화사업은 국가에서 권장하는 사업으로 국비를 지원받아 실시하며, 의왕시의 불소화 계획은 구강보건법 시행 이전에 계획된 사업이므로 공청회 개최의 필요성이 없다"고 답변을 보내왔다. 이는 주민의 건강과 안녕, 그리고 주민의 선택권 등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은 채 맹목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들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의왕시의 사례에서 확연히 드러났듯이 수돗물불소화는 충치예방이라는 한가지 목적을 위해 주민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한 채 무차별, 획일적으로 수돗물에 불화물을 첨가하는 명백한 '비자발적(강제적) 의료행위'이다. 이는 '전문가'와 정부기관이 결정한 것이므로 주민들은 따르기만 하라는 권위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동안 안양·의왕 주민들은 안양천과 그 지류인 학의천을 물고기들이 다시 노닐고, 새들이 돌아오는 깨끗한 하천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시민들이 낸 세금 가운데 수십억원이 하천을 살리기 위한 사업에 투입되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나서 자발적으로 '안양천 살리기 운동'을 전개한 결과, 조금씩 그 결실을 맺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생명이 숨쉬는 하천으로 조금씩 되살아나던 학의천은 의왕시가 강행한 권위적이고 비윤리적인 수돗물불소화로 인해 하루아침에 어떠한 생명조차 살 수 없는 죽음의 하천이 되고 말았다.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비윤리적이고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어온 수돗물불소화가 초래한 재앙인 것이다.
 

  인체에 더욱 위험한 수돗물불소화

  학의천 사태에서도 명백히 드러났듯이 불소는 모든 생명체에 아주 위험한 독성물질임에 틀림없다. 수천마리의 물고기를 한꺼번에 몰살시킬 수 있는 불소는 인체에도 엄청난 위협을 가하고 있다. 특히, 맹독성 물질인 불소는 인체에 흡수된 양의 50%가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는 매우 위험한 물질로서, 아무리 저농도라 하더라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입힐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복지 선진국들인 서유럽 국가들과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불소화를 일시 시험적으로 시행하다가 중단 또는 불법화하였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소로 인한 가장 명백한 유해작용은 반점치로서, 치아에 얼룩이 생기고 심하면 치아가 부서지거나 마모된다. 그 외에도 불소의 과잉섭취로 인해 골절 등 뼈 질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갑상선 기능 저하, 송과선 호르몬 분비 저해 등 호르몬 체계를 교란시킨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소가 지능(IQ) 저하, 암 발생 증가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고농도의 불소에 노출되면 불소가 암을 일으킨다는 것은 증명된 사실이며, 불소와 알루미늄 복합체는 체내의 호르몬 작용에 관여하는 세포내 신호전달체계를 변화시키는 환경호르몬과 같은 작용을 한다는 것도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비교적 불소함량이 높은 쌀과 보리를 주식으로 하면서, 불소가 많이 함유된 차, 해산물, 곰국 같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불소 섭취량에 대한 기초조사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수돗물불소화를 강행할 경우, 자칫 불소 과잉섭취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미국 보건부(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가 펴낸 1993년 문헌(Toxicology Profile)에는 "현재의 자료는 인구의 일부, 즉 50세 이상의 노인들, 칼슘과 마그네슘이나 비타민C가 결핍된 사람들, 심장질환자,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불소를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불소의 독성작용에 취약할 수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고 명백히 언급하고 있다. 더구나 인구 중의 일부는 체질적으로 불소의 독성에 특히 취약하다는 것도 밝혀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할 때 수돗물 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균형잡힌 식사를 하기도 어려운 가난한 이웃들과 건강약자들은 수돗물불소화로 인해 불소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위하여

  인간에게 물은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인간이 마시기에 적절한 물은 깨끗하고 안전한, 자연 상태에 가까운 물이다. 요즘처럼 산업화, 도시화된 사회에서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깨끗하고 안전한 자연수를 마실 수 없기에 대량으로 상수도 체계를 갖춰 각 가정에 공급하고 있다. 대량으로 물을 정수하고 소독하기 위해, 부득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화학약품까지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이므로,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그다지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염소소독에 따른 발암물질의 생성 가능성, 누수로 인한 오염물질의 유입 가능성, 수도관 노후로 인한 오염물질 발생, 물탱크 관리부실로 인한 오염 등 많은 오염요인이 상수도 공급체계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수돗물 바이러스 논쟁 또한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한다면, 정부와 상수도 당국은 충치예방이라는 명목으로 수돗물에 위험천만한 독성물질을 투입하는 불소화를 거론하기 전에, 모든 국민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수돗물불소화가 실시될 경우, 공급되는 수돗물 중 1% 정도만이 식수로 사용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 나머지 물이 모두 하천으로 유입돼 불소로 인한 하천 생태계 오염은 점점더 가중될 것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불소화에 사용되는 강한 산성을 띠는 불화물은 노후된 상수도관을 더욱 부식시켜 상수도의 오염을 증가시킬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의 몇몇 연구에 의하면, 수돗물에 첨가되는 불소로 인해 수도관이 부식되어 납이 방출되고, 그 결과 수돗물을 먹는 주민들의 혈중 납농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위험들도 수돗물불소화와 관련해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생명 경시와 수돗물불소화

  학의천 사태로 무참히 죽어간 물고기들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수돗물불소화에 대한 맹신을 버리지 못한 일부 인간들의 무지와 무책임 때문에 고통 속에서 죽어야만 했다. 인간이 무슨 권리로 그렇게 많은 물고기들을 죽일 수 있단 말인가? 학의천을 살리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안양·의왕 주민들이 죽어가는 물고기를 보면서 받았을 정신적인 충격은 또 어떻게 보상할 수 있단 말인가?

  이번 학의천 사태를 지켜보면서 국민연대는 불소화의 진실을 감춘 채 '사업 확대' 운운해온 보건당국과 일부 치과 전문가들의 비양심적이고 오만한 태도에 대해 다시한번 분노한다. 정부와 전문가의 '권위'만을 내세운 채 계속 진실을 외면한다면, 이번 학의천 사건과 같은 비극은 언제 어디에서든 다시 재현될 수 있으며, 또다른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키게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이와 같은 엄청난 환경파괴의 위험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해온 환경부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서도 묵과할 수 없다.

  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는 불소화를 반대하는 전국 각지의 시민들과 함께 다시한번 촉구한다. 보건복지부와 일부 치과 전문가들, 그리고 환경부는 이번 학의천 사태의 본질을 직시하고 불소화의 위험성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제2, 제3의 학의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돗물불소화를 즉각 중단하라! 자연생태계와 인간의 생명 모두에 위험천만한 수돗물불소화를 즉각 중단하라!

2002년 1월 19일     
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     

  

 

 

수돗물불소화 반대 국민연대 사무국  office@no-fluoride.net